(주)리봄의 조연미 대표는 속옷이 화려해지는 경향을 여성 노인들의 라이프 스타일의 변화에서 찾는다. "수영장, 헬스, 등산, 찜질방 등 레저 활동에 많이 참가하면서 서로 속옷을 보이게 되는 경우가 잦아지니 자연스레 하나의 유행처럼 번지고 있다"는 것. 

                                                  


할머니가 야해졌다
수영 등 레저활동 늘면서 속옷 보이는 일 많아져
福 불러온다는 빨간 속옷 뱃살 보정 거들도 인기
김윤덕 기자 sion@chosun.com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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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새틴 소재의 와인빛 브래지어와 팬티
 

새내기 직장인 조수연(28)씨는 첫 월급으로 할머니에게 속옷을 선물했다가 뜻밖의 '야단'을 맞았다. 아이보리 색상에 편안한 착용감의 면 소재 제품이었던 게 화근. 할머니는 농담 반 진담 반으로 손녀를 나무랐다. "요즘 어떤 할매가 이런 풍덩한 팬티를 입냐? '늙어도 여자'란 소리 못 들어봤냐? 아무렇게나 입어도 곱고 싱싱한 너나 입어라."


◆할머니도 와인빛 속옷이 좋아요

할머니들 속옷이 화려해졌다. 어르신들은 그저 편하고 땀 흡수 잘 되는 속옷을 최고로 친다고 생각하면 오산. 중년 이상 여성고객이 많은 찜질방에 가보라. 무지갯빛 화려한 색상의 속옷들이 줄줄이 걸려 있는 것은 물론 옷을 갈아 입는 동안 대범한 색상의 속옷들이 여기저기 눈에 띄어 탄성을 자아낸다. 최근엔 여성 노인 전용 속옷 브랜드까지 등장해 인기다. (주)남영L&F가 지난 2월 론칭한 '노블랑쥬'는 상반기 4개월 대비 하반기 4개월 매출이 120% 늘었다.

백화점 속옷 매장에서만 10년 일했다는 심연주 롯데백화점 비비안 매장 매니저는 "요즘 60~70대 고객들에게 흰색이나 아이보리 색상의 면 제품을 권해드리면 화를 내신다"고 한다. 흰색·아이보리 계열과 함께 와인·오렌지·보라 계열 제품을 함께 보여드려야 좋아한다는 것. 밋밋한 면제품보다 레이스나 자수 장식 많은 것을 선호하고, 체형을 잡아주는 보정기능까지 갖춘 속옷을 꼼꼼히 고른단다. "10년 전과는 확실히 달라요. 예전엔 딸들 속옷이나 선물용을 주로 고르셨지, 자기가 입을 속옷을 뱃살 보정 기능 따져가며 고르진 않았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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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뭐니뭐니해도 꽃무늬가 최고!” 화사한 속옷은 나이 든 여성들의 마음을 10년 전으로 되돌리는 효과를 갖는단다.
 
◆빨간 속옷 입으면 10년은 젊어져?

노인들의 생활을 컨설팅하는 (주)리봄의 조연미 대표는 속옷이 화려해지는 경향을 여성 노인들의 라이프 스타일의 변화에서 찾는다. "수영장, 헬스, 등산, 찜질방 등 레저 활동에 많이 참가하면서 서로 속옷을 보이게 되는 경우가 잦아지니 자연스레 하나의 유행처럼 번지고 있다"는 것.

색깔심리로 설명하는 전문가도 있다. 퍼스널이미지 연구소 강진주 소장은 노인들 중에서도 결정이 빠르고 호불호가 분명한 사람들은 빨강·주황 계열의 속옷을 좋아하고, 새로운 걸 배우기 좋아하는 사람들은 보라색이나 핫핑크 계열을 좋아한다고 말한다. 또 "교사나 공무원이 직업이라 겉옷을 절제해가며 입어야 했던 여성들일수록 대리만족 차원에서 속옷을 화려하게 입는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

명리학적 분석도 재미있다. 우울한 기분을 새롭게 전환하고 싶을 때는 노란 속옷이 좋고, 계약이나 돈과 관련된 일이 있는 날엔 빨간색 속옷이 좋다는 것. "속옷을 붉은 계열이나 노란색 계열로 입으면 심리적으로 열 살은 젊게 느낀다고 해요. 일본의 노인 속옷 전용 매장에는 복을 부른다는 빨간색 속옷으로 가득하죠."

◆무릎 덮는 거들, 미디 팬티가 편해

그렇다고 무조건 화려한 색상, 화려한 디자인을 골라서는 안 된다. 나이가 들면 몸에 가해지는 모든 압박에 민감해지기 때문. 양말 목 부분의 조임도 스트레스로 다가오는 나이다.

비비안 우연실 디자인 실장은 "치수가 세분화돼 있는 만큼 직접 착용해보고 고르라"고 귀띔한다. 브래지어는 부드러운 세미와이어를 사용했거나 와이어 부분을 부직포로 감싸 압박감을 줄인 제품이 좋다. 팬티는 옆선이 7~10㎝ 정도로 올라오는 '미디 팬티'로! 옆선이 짧을수록 섹시하지만 피부에는 압박을 준다. 엉덩이 면적도 충분히 감싸주어 따뜻하고 편안하게 착용할 수 있어야 한다. 올인원은 하체 부분을 없앤 '바디쉐이퍼'가 편안하다. 어깨 끈은 러닝 형태로 넓게 처리된 제품을 선택하고, 거들은 허리와 엉덩이, 양쪽 허벅지 둘레를 재어 가장 굵은 부위를 기준으로 사이즈를 선택한다. 요즘엔 무릎까지 내려오는 7부 길이 거들이 나와 있다. 무릎 부분에 안감을 덧대 무릎 관절이 시린 여성들이 입으면 보온 효과를 누릴 수 있다.

 
▲ 보랏빛 색상에 자수 장식이 화려한 슬립. 잠자리 날개처럼 하늘하늘한 시폰 소재의 주름이 시니어
              여성들의 마음을 설레게 한다. 비비안 제품. /전기병 기자 gibong@chosun.com